[기고] 민선 9기 김현수 군정에 바란다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2026.06.09. 제 49 호
본문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민선 9기 김현수 군정에 바란다
통합의 약속을 행정의 품격으로, 관성의 하동을 넘어 군민의 하동으로
6·3 선택이 끝났다. 이제 표의 시간은 지나고 책임의 시 간이 시작됐다. 김현수 군정이 맞이한 민선 9기는 한 사 람의 당선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침체의 고리를 끊고 싶다는 군민의 열망, 갈등보 다 통합을 원한다는 민심, 보여주기보다 실질을 바란다 는 하동의 조용하지만 단호한 명령이다. 인구 4만의 벽 이 무너진 뒤의 하동은 더 이상 미사여구로 버틸 수 없는 현실 앞에 서 있다.
청년은 떠나고, 어르신은 병원 가는 길을 걱정하며, 읍면 곳곳의 상권은 숨을 고르고 있다. 이 절박한 시기에 김현 수 군정은 군민의 기대를 등에 업고 출발선에 섰다. 기대 가 크다는 것은 박수가 크다는 뜻이 아니라, 실망의 대가 또한 크다는 뜻이다.
그러나 군민의 기대는 막연한 낙관만은 아니다. 오랜 언 론 현장에서 현실의 모순을 직시해 온 눈, 경남도 대외협 력 경험을 통해 행정의 흐름과 예산의 길을 익힌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 고향 하동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끌 어안고 돌아온 책임감이 있기에 김현수라면 해낼 수 있 으리라는 믿음이 형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새 군정은 무 엇보다 먼저 스스로를 낮추고, 하동의 현실을 높이 보아 야 한다.
당선의 기쁨보다 무거운 것은 시대의 주문이다
김현수 군정의 출범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군정의 문법을 바꾸라는 요구에 있다. 이 제 군수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자리이 며, 군청은 권위를 세우는 공간이 아니라 군민의 삶을 받 쳐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김현수에게 모 인 기대 역시 여기에 있다. 군민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수 사도, 일회성 감동도 아니다. 막힌 길을 뚫고, 멈춘 사업 을 살리고, 흩어진 정책을 하나의 방향으로 묶어내는 실 질적 역량이다.
민선 9기의 첫 책무는 바로 이것이다. 김현수에게 쏠린 기대의 밑바탕에는, 그가 단지 새 얼굴이어서가 아니라 문제를 읽는 힘과 사람을 설득하는 힘, 바깥의 자원과 안 의 현실을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 가 놓여 있다.
선거는 끝났고 이제 편 가르기도 끝나야 한다. 지지한 사 람만의 군수도, 반대한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군수도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민심까지 독점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넓게 듣고 더 낮게 움직이라는 채찍을 받은 것이다. 김현수 군정이 진정으로 성공하려 면, 자신을 찍지 않은 군민까지도 “그래도 군정은 달라졌 다”라고 말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통합이고, 그것이 승 리의 완성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러나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어야 한다
새 군정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전임 군정의 모든 것을 무조건 부정하는 조급함이고, 다른 하 나는 기존 관행과 타협하며 변화를 미루는 안일함이다. 잘못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 부서 칸막이 속에서 따로 노는 정책, 축제는 많으나 체류와 소 비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 군민의 불편보다 행정의 편 의를 앞세워온 낡은 관행은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 이것 이 파사현정이다.
그러나 동시에 새 군정은 전임 군정들이 쌓아놓은 모든 기반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도로 하나, 관광 인프 라 하나, 정주 여건을 위한 시설 하나, 중앙과의 협의 경 험 하나도 모두 군민의 세금과 시간 위에 쌓인 공공 자 산이다. 군수가 바뀌었다고 지우고 뜯어고치는 데 급급 하면 군정은 다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게 된다. 남길 것 은 남기고, 살릴 것은 살리며, 부족한 것은 보완하고, 왜 곡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바로 그런 균형감각이 김현 수 군정에 절실하다. 그것이야말로 온고지신의 자세다. 새 군정은 ‘전임자와 다르다’는 사실을 과시하는 데서 존 재 이유를 찾을 것이 아니라, ‘군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었다’는 평가를 받는 데서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 정 치의 언어가 아니라 성과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군민은 갈등의 재연보다 생활의 개선을 원한다.
민간 출신 군수의 시대, 관료주의의 문턱부터 낮춰 야 한다
김현수 군정에 거는 기대 중 하나는, 오랫동안 하동 행정 을 지배해 온 관료주의의 문법을 바꾸어 달라는 요청이 다. 김현수는 언론 현장과 도정 경험을 거쳤지만, 본질적 으로는 관료조직 바깥에서 문제를 보고 질문해 온 인물 이다. 바로 이 점이 새 군정의 기회다. 하동은 이제 법과 절차만 앞세워 군민을 돌려세우는 행정, 직함과 권한으 로 군민 위에 서려는 권위주의적 행정에서 벗어나, 군민 의 편익과 상식을 중심에 두는 행정으로 옮겨가야 한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이 있다. 관료주의의 폐단은 공무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다. 특 히 책임보다 무사안일을 앞세우고, 문제를 풀기보다 결 정을 미루며, 괜히 나섰다가 불이익을 받을까 몸을 사리 는 복지부동의 문화는 새 군정이 반드시 걷어내야 할 낡 은 그림자다.
따라서 김현수 군정이 해야 할 일은 사람 몇을 바꾸는 것 이 아니라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군청의 문턱을 낮추고, 설명하는 행정을 만들고, 민원인을 여러 방으로 돌리지 않는 원스톱 체계를 세우며, 읍면 현장에서 답을 찾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보고만 올리고 책임은 피하 는 행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판단하고 신속히 움직이는 행정으로 바꾸는 것, 여기에 군민의 기대가 모여 있다. 보 고서의 미문보다 처리 속도를, 보여주기식 회의보다 현 장 점검을, 보도자료의 숫자보다 군민의 체감도를 앞세 우는 것, 이것이야말로 ‘군민지원청’이라는 철학이 실제 행정으로 번역되는 길이다.
특히 공직사회는 새 군정 아래에서 눈치가 아니라 책임 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능력 있는 공무원이 소신껏 뛰고, 읍면의 작은 목소리도 군정에 곧바로 닿으며, 문제 를 제기한 군민이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 를 만들어야 한다. 군민은 친절한 인사말보다 신속한 해 결에서 행정의 품격을 느낀다.
김현수 군정 4년의 성패는 ‘사람을 붙드는 힘’에 달 려 있다
앞으로의 4년은 결국 사람의 문제다. 청년이 머물고 돌아 오는가, 어르신이 안전하고 존엄한 노후를 누리는가, 농 민과 어민의 땀이 제값을 받는가,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 지 않고 하룻밤 더 머무는가, 읍면의 작은 마을까지 삶의 온기가 퍼지는가.
여기에 민선 9기의 성패가 달려 있다.
따라서 김현수 군정의 모든 사업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 렴되어야 한다. “이 사업이 군민의 소득과 일자리, 정주 여건, 생활의 품격을 실제로 높이는가.” 교통도 그 질문 앞에 서야 하고, 관광도 그 질문 앞에 서야 하며, 농업과 복지와 산업도 그 질문 앞에 서야 한다. KTX와 도로망 확충은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통로가 되어야 하고, 농업 혁신은 단순 생산이 아니라 가공·유통·수출을 잇는 고부가가치 구조가 되어야 하며, 관광은 꽃 한철 구경이 아니라 사계절 체류와 소비를 만드는 경제가 되어야 한 다. 복지는 선심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안전망이어야 하며, 읍면별 공약은 장식용 문구가 아니라 현장에서 검 증되는 실천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하동은 이제 ‘흩어진 하동’을 끝내야 한다. 축제 는 축제대로, 관광은 관광대로, 농업은 농업대로, 복지는 복지대로 따로 움직이는 칸막이 행정으로는 더 이상 소 멸의 속도를 이길 수 없다. 군정은 흩어진 자원을 연결하 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 지리산과 섬진강, 화개와 악양, 하동읍과 옥종, 금남과 청암 의 자원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내는 통합 설계 능력, 바로 그것이 김현수 군정이 반 드시 증명해야 할 실력이다.
민선 9기는 김현수 개인의 영광을 기록하는 4년이어서 는 안 된다. 하동이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는 4년이어야 한다. 군수는 박수보다 불편한 진실을 더 자주 들어야 하 고, 인기보다 원칙을 먼저 세워야 하며, 오늘의 환호보 다 내일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 당선은 끝이 아니 라 빚의 시작이다. 김현수 군정은 그 빚을 군민에게 갚 아야 한다.
하동은 여전히 아름답고, 여전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자원이 아니라 방향이고, 조건이 아니라 리더십이다. 새 군정이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현실을 정확히 보고, 겸손과 통합의 태도로 사람을 모으며, 혁신과 책임 의 행정으로 군민의 일상을 바꾸어낸다면, 민선 9기는 단 지 군수가 바뀐 시기가 아니라 하동의 체질이 바뀐 시기 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김현수 군정이 답할 차례다. 군민은 이미 기대를 보 냈다. 남은 것은 그 기대를 실적으로 번역하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