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눈높이 공약, 눈높이 정책 … 눈높이의 함정에 빠진 선거판
김회경 편집국장
- 2026.05.26. 제 48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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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공약, 눈높이 정책 … 눈높이의 함정에 빠진 선거판
김회경 편집국장
선거전이 한창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들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다 들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기 본으로 깔려 있다. 그러나 눈높이는 너무 추상적이고 어려운 단어다.
이것을 자칫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 공 약을 내걸게 되면 패착에 빠지게 된다. 이 를 ‘눈높이의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키가 다르듯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또 맞 춤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욕구 가 다르고 처해있는 환경이 다르므로 쉽게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필자가 언론 활동 초기에 이런 이이기를 들었다. 경남의 어는 어촌 마을에 부잣집 아들이 서울 유명 대학에 입학을 해서 다 녔다. 당시 1960년대라 그런 수준의 대학 을 졸업하면 기업체 취업은 당상이었다. 그런데 이분은 곧장 지방으로 내려왔다 고 한다.
곧이어 수협의 조합장도 하고 많은 어선을 관리하는 경영인이 되었다고 한다. 직장생 활에 고달파하던 친구들이 그 친구에게 학 과 친구들을 고향으로 불러서 친목회를 주 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고향에 자리 잡은 그분은 선주들에게 부탁 해서 가장 큰 생선을 잡아오도록 해서 그 것을 회와 탕으로 준비했다. 약속된 날짜 에 전국에서 친구들이 모였다. 행사가 끝 난 뒤 참석자 대부분이 초청해 준 그분에 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리고 그렇게 자영 업으로 독림적인 삶을 동경하는 태도였다. 개인의 사정상 그날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이 그곳에 내려갔더니 어떻게 대접 하더냐 라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 부분은 난생처음 그렇게 후한 대접을 받아 보기는 처음이다. 그리고 그렇게 큰 생선 을 친구들을 위해 마련했다는 것에 감사하 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참석했던 일부 친구들은 그 친구 참 성의없이 했더라는 답을 했다. 그랬더 니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했길래라는 질문이 터져 나왔다. 대접이 성의 없었다 는 친구의 말에 집중됐다.
대접이 성의없었다고 답한 친구의 요지는 중부지방 사람들이 즐겨 먹는‘아나고(장 어)회’를 준비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 실 수도권 사람들은 ‘아나고’ 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남부권 경상도 지방 에서는 ‘아나고’는 배고픔이나 채우는 인 기없는 횟감으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손님에게는 절대로 ‘아나 고’를 대접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남의 그 분은 충분하게 성실하게 대접한 건데 왜 이런 상반된 반응이 나왔을까? 눈높이의 차이 때문이다.
아무리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회를 대접했 다고 하더라도, 회보다 아나고를 더 좋아 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은 대접이 아니라 미 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눈 높이의 함정’이다.
다시 선거 국면으로 돌아가 보자. 유권자 의 요구나 눈높이는 천차만별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약이나 정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그 지역의 평균적인 눈높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최대함수의 공약’이라는 어려운 단어도 만들어졌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공약이나 정책을 말한다. 이 경우도 소수나 극소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적 배려는 담겨 있어야 한다. 하동에도 지방선거를 맞아 군수 후보는 물 론 도의원과 군의원 후보들의 공약이 만들 어지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후보들은 벌 써 sns등을 통해 공약을 공유한 상태다.
하지만 그런 공약에 공감을 나타내기는커녕 시큰둥한 반응들이 더 많은 것은 왜 일 까? 소수나 극소수만이 그런 반응을 보이 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다수가 그런 반응 을 보인다면 그 공약은 눈높이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공약을 내걸었 으나 선거유세 과정에 슬그머니 주워 담는 모양새도 연출되고 있다. 유권자의 반응이 싸늘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사전에 눈높이를 충분히 재어보지 않고 탁상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눈높이를 유권자의 입장에서 헤 야려 보지 않고 자신이 가늠해서 그럴 것 이다고 판단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격 선거전에 이어 다음 주에는 선택을 해야 한다. 유권자마다 눈높이가 제각각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 눈높이를 맞추려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역지사지, 입장 바꿔보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민 주주의 체제에서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이다.
그냥 그대로 밀어부쳐도 나에게 표를 몰아 주겠지라는 진영논리는 돌이킬 수 없는 결 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눈높이의 함정? 어 렵지만 함정에서 탈출해서 성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 이번 선거를 통해 하동에 제대로 된 일꾼 이 뽑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