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의 경전선 시대, 하동을 영호남의 골든게이트로 세울 약속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 2026.05.26 제 48 호
본문
김동욱의 하동 인사이트 혁신을 향한 목소리
제2의 경전선 시대, 하동을 영호남의 골든게이트로 세울 약속
포퓰리즘의 달콤한 현금보다 하동의 길을 뚫는 전략이 먼저다
하동은 길 위에서 흥했고, 다시 길 위에서 살아나야 한다
하동의 역사는 늘 ‘길’ 위에서 열렸다. 지리산의 산길, 섬 진강의 물길, 남해의 바닷길, 그리고 영남과 호남을 잇는 철길이 하동의 운명을 바꾸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던 1968년 경전선이 완전 개통되던 날, 하동역에 울려 퍼진 기적 소리는 단순한 열차의 경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막혀 있던 영호남의 혈관을 잇고, 하동을 남해안 교류의 길목으로 세운 시대의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하동의 길은 다시 좁아 졌다. 지도 위의 하동은 여전히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를 품은 천혜의 고장이지만, 현실의 하동은 인구 4만의 심리 적 방어선마저 무너진 소멸의 문턱에 서 있다. 청년은 일 자리를 찾아 떠나고, 상권은 장날의 활기를 잃어가며, 농 민은 좋은 농산물을 만들고도 제값을 받지 못한다. 관광 객은 하동을 스쳐 가지만, 하동에서 머물며 소비하는 구 조는 아직 약하다. 이 절박한 시점에 필요한 것은 한 번 쓰고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하동에 돈과 사람과 산업이 계속 들어오게 만드는 구조다.
‘제2의 경전선’은 철길 하나가 아니라 하동의 생존 전략이다
그 점에서 김현수 후보의 대표 공약인 “제2의 경전선 시 대, 영호남을 잇는 골든게이트”는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 니다. 이 공약은 새로운 철도 하나를 놓겠다는 좁은 의미 의 토목 공약도 아니다. 1968년 경전선이 영호남을 물리 적으로 이었다면, 오늘의 제2의 경전선은 교통·산업·농 업·관광·복지·행정을 하나로 잇는 초광역 연결 전략이 다. 하동을 더 이상 4만 인구의 좁은 행정구역 안에 가두 지 않고, 광양·순천·여수·사천·진주를 포함한 남해안 배 후시장과 연결해 하동의 경제 영토를 넓히겠다는 대전 환의 선언이다.
핵심은 연결이다. 하동역 KTX-이음 정차 추진은 수도권 과 부산·순천·광양권의 이동 흐름을 하동으로 끌어들이 는 관문 전략이다. 철도와 버스, 공공택시가 맞물리는 복 합환승 구조가 갖춰지면 하동역은 단순한 승하차장이 아 니라 관광객과 생활인구, 비즈니스 수요가 들어오는 초 광역 관문이 된다. 여기에 국도 2호선과 19호선의 병목 구간 해소, 남해고속도로 사천–하동 구간 확장 필요성, 벽소령 터널과 제2남도대교 같은 영호남 연결망이 함께 맞물리면 하동은 더 이상 ‘지나가기 불편한 곳’이 아니라 ‘들어오기 쉬운 곳’, ‘투자하기 좋은 곳’, ‘머물 가치가 있 는 곳’으로 바뀐다.
교통망은 길에서 끝나지 않는다. 길이 열리면 자본이 움 직이고, 자본이 움직이면 산업이 따라온다. 김현수 후보 의 제2의 경전선 구상은 대송산단과 갈사만의 오랜 정체 를 풀어낼 산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광양 태금역에서 갈 사만·대송산단으로 이어지는 산업단지 인입 철도 구상, 서부경남 경제자유구역청 유치 추진을 통한 기업 유치 행정력 강화, AI 데이터 거점과 RE100 무탄소 특구, 이차 전지·모빌리티 소재 산업 육성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기업이 왜 하동으로 와야 하는가?” 김 후보의 답은 분명하다. 하동은 사천의 우주항공, 광양의 철강·이 차전지, 여수·순천의 산업·관광권 사이에 낀 변방이 아 니라, 그 흐름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남해안 경제의 중간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금 살포가 아니라, 돈이 도는 구조를 만들자는 공약이다
이 공약이 중요한 이유는 하동의 약점을 정면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동은 인구가 작고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그 래서 군청 곳간을 열어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만으로는 결코 살아날 수 없다. 매달 얼마를 준다는 말은 듣기에 는 달콤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속 가능한 재원 구조와 생 산 기반 없이 추진된다면, 결국 하동의 미래 예산을 미리 당겨 쓰는 일이 된다. 현금성 복지는 필요할 때 보완적 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군정의 중심 철학이 되 는 순간, 도로·의료·교육·산업·청년 일자리 같은 더 근 본적인 투자 여력은 줄어든다. 따뜻해 보이는 정책이 때 로는 지역의 체질을 약하게 만드는 늪이 되는 이유가 여 기에 있다.
제윤경 후보의 현금성 복지 공약이 가진 가장 큰 한계도 바로 그 지점이다. 군민의 삶이 어렵다는 진단에는 누구 나 공감한다. 그러나 답이 언제나 ‘돈을 나눠주겠다’는 방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하동에 필요한 것은 일시적 위로 가 아니라 지속적 소득이다. 잠시 손에 쥐는 현금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소비로 사라지는 복지가 아니라, 지역 상권과 농업, 관광과 산업, 청년 일자리로 되돌아오는 선순환 복지다. 김현수 후보 가 말하는 ‘진짜 부자 하동’은 바로 이 차이를 겨냥한다. 곳간을 파먹는 복지가 아니라, 곳간을 채우는 경제를 만 들겠다는 것이다.
김현수 후보의 제2의 경전선 공약은 그런 의미에서 복지 공약이기도 하다. 길이 좋아지면 어르신의 병원길이 가 까워지고, 관광객의 발길이 늘어나며, 농산물 물류비가 줄어든다. 하동역이 살아나면 시장이 살아나고, 시장이 살아나면 식당과 숙박업소, 농산물 판매장이 함께 살아 난다. 산단의 물류 대동맥이 뚫리면 기업 유치의 조건이 바뀌고, 기업이 오면 청년이 돌아올 명분이 생긴다. 교통 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농업의 가격 경쟁력이고, 관광의 체류 시간이며, 복지의 접근권이고, 산업의 생명 선이다. 이것이 김현수 후보가 ‘제2의 경전선’을 하동의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다.
말로 나눠주는 정치가 아니라, 밖으로 뛰어 길을 여는 군 수가 필요하다
물론 이 공약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다. KTX-이음 하동역 정차도, 국도 병목 해소도, 갈사·대송산단 정상화 도, 광역 교통망 확충도 모두 중앙정부와 경남도, 국회, 인접 지자체와의 치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더 욱 군수의 역량이 중요하다. 군수는 군청 안에서 결재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동 바깥으로 나가 길을 뚫는 사람 이어야 한다. 김현수 후보가 29년 언론 현장에서 문제의 핵심을 읽고, 경남도 대외협력특보로 행정과 예산의 흐 름을 익혔다는 점은 이 공약의 실행 가능성을 뒷받침하 는 중요한 자산이다. 하동의 미래를 설계하려면 하동 안 만 보아서는 안 된다. 중앙부처와 국회, 경남도와 광양· 사천·진주·순천을 동시에 보는 눈이 필요하다.
정책은 결국 방향의 문제다. 어떤 후보는 군민에게 오늘 의 현금을 약속하고, 어떤 후보는 군민에게 내일의 길을 약속한다. 오늘의 현금은 고맙지만 짧다. 내일의 길은 어 렵지만 길다. 한 번 뿌린 돈은 사라지지만, 한 번 제대로 뚫린 길은 세대를 먹여 살린다. 1968년의 경전선이 그랬다. 그 철길이 하동의 이름을 영호남 교류의 역사 속에 새 겨 넣었듯, 오늘의 제2의 경전선은 하동을 남해안 경제권 의 새로운 골든게이트로 세울 수 있다.
하동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달콤한 말에 기대어 곳간을 조금씩 비울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위해 길을 뚫 고 산업을 세우며 하동의 체질을 바꿀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김현수 후보의 제2의 경전선 공약은 분명한 답을 내놓고 있다. 하동을 고립에서 연결로, 소멸의 불안에서 자족의 희망으로, 스쳐 가는 관광지에서 머물고 투자하 는 경제 중심지로 바꾸겠다는 답이다.
필자는 이 공약을 검토하며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제 2의 경전선 시대, 영호남을 잇는 골든게이트”는 헛된 장 밋빛 구호가 아니라, 지금 하동이 반드시 붙잡아야 할 생 존 전략이다. 하동의 길이 열려야 하동의 지갑이 열린다. 하동의 문이 열려야 청년이 돌아온다. 하동이 영호남을 잇는 골든게이트가 될 때, 비로소 하동은 다시 남해안 경 제의 심장으로 뛸 수 있다.
하동은 이미 한 번, 길 위에서 기적을 경험한 고장이다. 이제 그 기적을 다시 불러올 때다. 1968년 경전선의 기 적을 넘어, 김현수의 제2의 경전선으로 하동의 다음 100 년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