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내음
시인 최증수
- 2026.05.12 제 47 호
본문
솔내음
시인 최증수
솔바람 살랑대는 솔밭에 누우니
내 발길이 다진 흙냄새 정겹고
무동산 산그늘의 푸른 손짓이
섬진강 강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반짝거리는 솔잎을 솔향이 감싸고
바람 탄 솔가지가 제멋에 신나면
내 눈길 닿은 거목들 너무나 정답다.
이 나무 저 나무 안아보고 쓰다듬으니
껍질이 솔내음의 향기 맛보란다.
향기 실은 바람 쪽으로
연신 코를 벌렁거리며 쿵쿵대자
솔내음이 왈칵 가슴을 훔파고¹
송진 냄새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진다.
발걸음도 취했는지 솔내음 따라
여덟팔자 걸음으로 솔숲 방황하며
소나무들이 평생 땀 흘려 만든 진한 향에
발가벗은 온몸으로 흠뻑 젖으니
나는 솔 내음 풍기는 백년의 거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