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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꿀벌과 밀원수 심기, 그리고 양봉농가… 누구를 위한 건가?

진완택 기자
  • 제 2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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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식물 70% 이상이 꿀벌에 의해 수정되지만 중요성은 늦게 깨달아 

양봉농가 위한 밀원수 심기가 아니라 우리 생존 위한 꿀벌 살리기 필요 

식량작물이 재배되는 농경지 주변에 꿀벌 개체수 늘리기 목표 추진해야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흔히 곤충이나 동물들의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표현은 자주 한다. 하지만 ‘사 

라진다’는 것은 파괴를 의미하며,이러한 현상이 가져올 충격 또한 적지 않음을 암시한다.

여러 해 전부터 3~4월이 되면 꿀벌이 집단 폐사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 하지만 도시민들은 물론 농산당국도 예사롭게 여겨 왔다. 양봉농가가 겨울철월동 관리를 잘못해서 발생한 사 

고 정도로만 여기고 흘려듣기 일쑤였다.

근래 2~3년 들어 부쩍 꿀벌에 관한 뉴스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경남 어느 지역에 꿀벌이 50%이상 집단 폐사했다. 양봉농가 상당수가 분봉할 벌을 확보하지 못해 양봉을 포기한다. 열매 작물 수정이 되지 않는다는 좀 더 구체적 인 꿀벌 관련 소식들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농정당국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질병 감염은 아닌지, 월동기 관리 부실은 아닌지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꿀벌 병해충 발생에 대한 방제 약제 개발에 착수했다는 뉴스도 보도됐다.

이에 즈음해서 꿀벌이 줄어들거나 집단으로 사라지는 원인이 꿀벌의 먹이인 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근본적인 진단도 내놨다. 아까시나무와 밤, 헛개, 쉬나무 등 꿀벌의 먹이가 많은 밀원수를 조성해야한다는 대안도 나오기 시작했다. 기후위기 대응 차원이며, 꿀벌과 인간의 공동생존을 위해서라는 설명까지 더해졌다. 양봉 농가의 채산성을 높이겠다는 정책도 나왔다. 꿀벌생태계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고무적이다.

이에 맞춰 경상남도는 올해 10억원을 투입해 밀원수 50ha를 심겠다고 밝혔다. 한국양봉협회와 세종사무소등이 협력해서 어렵게 사업비를 확보했다는 자금확보 경위도 설명했다. 도내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용지에 주로 심겠다는 목표다. 지리산을 낀 하동군도 식재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앞서 경남도는 산주들을 설득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략 136ha에 밀원수와 경제림 

을 심었다고 밝혔다. 양봉업자들 이 이동하지 않고도고 정양봉을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도 설명했 

다.

물론 이렇게 하면 어쨌든 꿀벌의 개체수가 늘어나게 된다. 당연히 양봉농가의 수익성도 개선되리라고 본다. 도내 양봉농가는 3300여 가구로 경북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밀원 면적은 대략 15만ha로 지난 1970년대 기준 30%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지금 농산이나 산림 당국이 추진하는 정책이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안정적인 식량작물의 생산을 위해서 꿀벌 개체수 늘리기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밀원수를 지리산 등 국립공원 위주로 심어야 할 것이 아니다. 배와 사과 , 단감 등 과일류, 그리고 각종 채소류 등 먹거리와 식량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농업지역 인근에 꿀벌이 1년 내내 안정적으로 먹고 번식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다시 말해 밀원수를 농경지나 과수 단지 인근에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일나무는 봄에 일정기간 집중해서 개화한다. 그리고 채소류와 잡화 등은 일년내내 꽃을 피운다. 그다음 인공으로 심은 밀원수들이 꿀벌에게 먹이를 이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꿀벌이 늘어나게 되고 안정적인 농업을 이어갈 수 있다.

양봉농가를 위한 밀원수심기 나 꿀벌 개체수 늘리기가 아니라 식량 생산을 위해 식량이 생산되는 농경지 가까운 곳에 꿀벌을 늘리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 경남 도내만 해도 채산성이 악화 

되고 기후 여건이 맞지 않아 방치한 과수원이 부지기수다. 이곳에 밀원수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과수농사를 포기한 폐과수원을 정부가 임대하거나 매입해서 밀원을 공급할 수 있는 나무를 심자는 것이다. 다만 과수와 개화 시기가 다른 수종의 나무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과수농가들도 꿀벌개 

체수 부족에 따른 수정 불량 등의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올봄만 해도 경남 일부 지역의 과수농가들은 꿀벌 개체수 부족으로 인공수정을 하기도 했다. 재배가 다소까다로워진 과일나무는 인공수정을 시도한 지가 꽤 오래됐다. 이러한 재배조건 불리가 과수농사를 포기하기에 이르고 결국 국내산 전통 과일값의 인상을 가져오게 되었다. 지난해 이후 배와 사과값 폭등이 좋은 사례이다. 

하지만 과수원에 농약을 살포할 경우 꿀벌이 집단 폐사한다는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 또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꿀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농약 개발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른 다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다.

지리산과 가야산, 덕유산 주변의 밀원수 늘리기, 그리고 꿀벌 개체수 증가와 양봉농가의 수익성 증대... 물론 이런 목표도 필요하다. 

하지만 보다 더 큰 차원의 꿀벌과 인간과의 공존을 생각하자는 제안을 하는 이유가 있다. 농산과 산림 당국이 좀 더 큰 틀에서 입체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을 구사해 주길 바란다. 꿀벌과 인간의 공존, 쉽지만 어려운 문제를 만났다. 슬기롭게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어느 곤충학자의 말을 함께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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