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기은퇴 현대판 인생 70 고려장 … 하동군에는 70살 넘으면 문화관광 해설사 안됩니다.
樵夫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
- 제 23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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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은퇴 현대판 인생 70 고려장
… 하동군에는 70살 넘으면 문화관광 해설사 안됩니다.
樵夫 김재영 주간하동 이사
‘인생 칠십 고려장’이란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이 말은 “나이가 좀 드신 분이므로 감히 이런 일을 할 수 있을지?” 또 “나이가 많아서 사회에 짐이 된 다” 좋지 않은 취지의 말이다. 이에 반해 “세상을 오 래 살아온 경륜이 묻어난다”는 좋은 취지의 의미도 있다. 다양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요즘 70살은 청춘이다. 현재 노인 기준 연 령은 65세로 설정돼 있지만 70세로 상향 조정을 적 극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회단체나 교 회 등에서도 70살이 넘어야 장년에서 노년으로 분 류한다.
그런데 하동군이 문화해설사 기준연령을 70살로 한 정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던 분들도 70살이 되면 해설사를 그만 두어야 한 다. 다시 시작하려는 분은 아예 나이 때문에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기준은 여러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 군 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금지 원칙에 위배된 다며 진정을 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잘못 설정된 연령기준’이라며 하동군에 개선 권고를 내렸 다. 하지만 하동군은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 장이다.”
이런 태도는 ‘70살이 되면 문화관광해설사로서 활동 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과 인지력 면에서 부족하 다’고 본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단순히 이 기준만 적 용하면 하동군은 전반적인 노인 기준연령 상승 추세 와 어긋나는 판단이다.
‘일생 칠십부터...’라는 요즘 시쳇말도 하동군에서는 소용이 없는 금기어가 된 셈이다. 정부도 공직자의 정년을 65세로 상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복 지혜택을 주는 노인 기준도 70세로 상향 조정을 적 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 하동군에는 왜 70세 기준을 강행하고 있을 까? 특별히 하동지역 주민들만이 체력이 쇠약하거 나 인지능력이 급격하게 낮아진단 말일까?
그리고 70세 기준이 현재의 실정과 맞지 않다며 군 민 다수가 국가 기관에 진정을 낸 취지는 무엇을 의 미할지? 이는 다양한 논란과 궁금증을 낳게 하는 대 목이다.
하동군에는 17명의 문화관광해설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소정의 신입 교육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시작 하기 전에 신규 교육은 물론 해마다 보수 교육도 받 아야 한다.
그런 만큼 문화관광해설사란 자리가 쉬운 것만은 아님이 틀림없다. 하동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문화와 관광지를 알리는 파수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설사들에게는 하루 7만 원의 활동 보상금이 주어 진다. 이 기준에 의거해 실제 근무 일수에 따라 보상 금을 받는다.
지난 한 해 동안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지급한 활동보 상금 총액은 1억 8천여만 원에 이른다고 하동군은 밝혔다. 적은 금액이 아니다. 나름 60세 정년을 한 노인분들에게 일자리 제공이라는 측면에서도 무시 하지 못할 영역이다.
하동군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나이 차별 개선 권고를 거부했다. 그 이유는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 는 분들 간에 의견을 모았더니 70세 기준이 적합하 다고 결론을 내렸으므로 하동군이 쉽사리 끼어들 수 없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관광해설사를 하다가 70세를 넘긴 사람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명예해설사로 지위를 유지하도 록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70세를 넘기고도 계속 해설사로 활동을 하겠 다는 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70살 넘은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명 예 회원으로 남겠다고 선택하는 것이 호락호락한 분 위기는 아닌 듯하다. 원칙이 정해진 만큼 동료 회원 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 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인근 진주 등 다른 자치단체에는 문화관광해 설사에 대한 나이 차별이 없다. 이는 연륜이 쌓이고 인생 경험이 많은 분들이 나름 향토 문화와 관광에 대해 품격 높은 설명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 가에 무게를 둔 것으로 생각된다.
하동군에서도 70살의 의미를 잘 헤아려서 그 기준은 합리적으로 운영하기를 기대한다. 자칫 이미 활동하 고 있는 회원들이 70살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라는 옹색한 답변을 내놓을 경우, 요즘 시쳇말로 많이 거 론되는 ‘하동군 문화관광해설사 카르텔’로 오인 받 을 수도 있음도 지적한다.
하동군이 개입할 수 없는 일이라 전제하더라도 전반 적인 흐름이 합리적이지 못할 경우, 합리적인 기준 을 가지고 적절히 행정지도·관리하는 것이 정의로울 지도 모른다.
하동군의 행정의 품격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인근 자치단체의 사례들을 잘 분석해서 적용하므로 해서 하동군의 문화관광해설사의 품격도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