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럽식 공원, 유럽식 여가시설 … 하동군이 지향하는 도시만들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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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공원, 유럽식 여가시설 

 … 하동군이 지향하는 도시만들기 목표?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하동에서 ‘유럽식 여가 시설이나 공원’이 필요할까?

하동군 민선 7기 목표가 ‘콤팩트 매력도시’ 건설 하동이다. 매력도시는 하동군민들 대부분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며 개념이다. 하지만 콤팩트란 무슨 의미 인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개 념이다.

여기에 더하여 하동군은 ‘유럽식’ 또는 ‘서양식’이라는 개념을 자주 사용한다. 하동군이 내거는 단어들을 다시 조합해 보면, ‘유럽식 콤팩트 매력도시 하동’ 이라고 들린다.

하동군은 이미 공원 조성이 끝난 하동읍 구간 구 철길 공원을 걷어내고 다시 유럽식 또는 서양 식 개념을 도입한 공원 조성을 착수했다. 주변에는 카페거리가 조성되고, 공원 한가운데는 가 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여가와 휴게 공원이 조성된다. 

또 공원 한가운데에는 발을 물에 담그거나 씻을 수 있는 수변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하동군 은 유럽의 어느 도시의 개념을 본받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농업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하동군 에 이런 카페거리가 필요한지? 또 발 담그고 여가를 즐길 정도로 여유로운 시간과 경제적 뒷 밭침이 가능할지 군민들은 의아해 한다. 

철길 공원 조성과 함께 카페거리를 새로 조성할 경우, 기존 유사 업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 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에 대한 분석은 내놓지 않고 있다. 

유럽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본지는 구 횡천역사 부지에 공원 조상 사업을 하면서 미 니골프장을 주요 시설로 조성한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랬더니 하동군은 미니골프장이 아니라 ‘퍼트 인 파크’(Putt in Park) 라고 한다. 공의 크기가 골프공보다 큰 테니스공 만하며,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설 이라고 반론한다. 

여기에 더하여 이를 ‘유럽식 여가시설’이라고 한다. 결코 미니골프장이 아니며, 국가가 인정하 는 생활체육 종목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럽식 여가시설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별 론으로 하더라도, 분명 공사현황판에는 ‘미니골프장’이라고 표시해 놨다. 

공사 현장에 군민들에게 알리는 공사현황판에 부지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획정한 뒤 그 곳에 ‘미니골프장’이라고 그려놨다. 그렇다면 하동군은 ‘미니골프장’이라고 군민들에게 알려놓 고는 정작 ‘유럽식 여가시설’을 짓는다는 말인가? 

이건 분명히 군민을 우롱하는 태도라고 보아 무방하다. 혹여 군민들이 ‘퍼트 인 파크’라는 개념 을 이해하지 못할까 싶어서 그냥 미니골프장이라고 표기한 건 아니길 바란다. 

이게 아니라면 하동읍에서 10km 가까이 떨어진 구 횡천역사 부지에 유럽식 여가시설을 갖춘 공원을 만드는 것이 하동군민들에게 얼마나 유용한 시설일지 궁금증을 낳는다. 

하동군은 이 시설 이용에 따른 군민부담 즉, 입장료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골프장이 나 파크골프장도 아닌 ‘퍼트 인 파크’ 시설도 골프장 일종이라면 유지관리에 엄청난 비용이 들 어가야 한다. 입장료도 받지 않으면서 유지관리 비용은 계속 들어가야 하는 유럽식 여가시설 이라는 의미다. 

상주인구 감소로 지방재정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하동군에 이러한 시설이 어떤 문제를 유 발할지 또 다른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

구 횡천역사 공원에는 철도청이 부지 불하조건으로 제시한 레일바이크도 유지관리비가 꾸준 히 들어가야 하는 시설이다. 또 가까운 구 북천역사에 레일바이크가 조성돼 있다.  

레일바이크가 추억을 되살릴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중복시설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 는 상황이다. 

하동읍 철길 공원도, 구 횡천역사 공원도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나아가 군민들의 삶에 어떤 이로움을 주고, 어떤 품격을 높여주기 위해 큰 예산을 투입하는 건지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 놔야 한다. 

그리고 농촌 실정에 맞는 공원이나 여가 시설을 갖추도록 눈높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군민들 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