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미 없애버린 일자리’ …그 일자리를 보전하라고 외치니?

하동화력 일자리는 없어지더라도 갈사일대 산업단지 조성 더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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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없애버린 일자리’ 

…그 일자리를 보전하라고 외치니? 

하동화력 일자리는 없어지더라도 갈사일대 산업단지 조성 더 노력해야  


일자리는 인간 삶의 전부다. 일자리를 찾아 많은 인구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과거 산업화 초기인 지난 1970년대부터 농어 촌 인구가 대량으로 도시로 빠져나갔다. 

일자리가 모여 있는 수도권과 부산, 창원, 울 산, 구미 등지로 이동해 갔다. 일자리를 찾 아 나서는 것은 국내 상황만은 아니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주변국들 사람들이 일자리가 있는 우리나라를 찾아들기 시작했 다. 

일자리 이동은 단순히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 지역의 인구 구성을 재편하게 된다. 농어 촌 지역은 지난 1970년 이후 인구가 급격하 게 줄기 시작했다. 최소한 고등교육 이상을 받은 농어촌 청년들은 대부분 고향을 떠났다. 

이것이 오늘날 농어촌 인구 급감에 이어 지역 소멸이라는 난제에 직면하게 된 시발인지 모 른다. 하동군도 한때 6~7만을 넘어서는 규모 의 비교적 넉넉한 고장이었다. 

농사를 주로 짓고 물고기를 잡던 주민들이 모 여서 먹고살기에 적절한 인구 규모였는지 모 른다. 이후 산업화가 점차 가속화되면서 청년 층은 급격하게 줄고, 중장년층이 늘어나기 시 작했다. 급기야 하동군에는 노인들만 사는 고 장으로 변모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하동군만의 상황은 아니다. 일자리가 없으니 자연히 하동에서 벗어나 일 자리가 있는 산업단지 쪽으로 쏠리는 건 당연 한 이치인지 모른다.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농공단지를 만들 기 시작하고, 산업단지 유치에 자치단체가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농공단지는 좋 은 일자리 제공에 한계를 드러냈으며, 산업 단지 유치와 조성은 쉽지 않은 정책적 과제 가 됐다. 

이후 ‘있는 일자리라도 잘 지키자’는 슬로건 이 나돌기도 했다. 하동군이 지금 이런 상황 을 맞고 있다. 지난 일정은 제쳐두고라도 하 동군에 가장 큰 고용 업체인 화동빛드림 본 부가 오는 2031년까지 점진적으로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일자리가 없어 지게 된다. 

발전소가 완전히 문을 닫는 게 아니라 경북 과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해서 가스발전소로 변신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발전소 내부 직 원들은 근무지 이동을 통해 일자리가 보전되게 된다. 

문제는 어떤 특정한 공정이나 일거리가 주 어질 때 참여하는 발전노동자들의 일자리다. 하동과 삼천포 화력을 중심으로 이렇게 일자 리를 찾는 근로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연간 1,000명에서 1,4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 산된다. 

이들이 발전노동자란 단체를 꾸려서 노동계 와 함께 화력발전소 일자리 사라짐에 대한 대 책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창원에서 경남노 동계란 이름으로 지난달 말 집회를 열었다. 

하동과 삼천포에 있는 화력발전소가 점진적 으로 폐쇄하거나 다른 자치단체로 이전 재가 동을 채비를 하는 것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 고 나섰다. 무엇보다 한 해 천여 명이 넘는 일 용직 또는 기간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으니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경남도와 소재 지 자치단체장 등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 로 이해된다. 

따라서 하동화력의 점진적 폐쇄 방침이 경남 노동계를 움직이게 한 가장 큰 동인으로 보 인다. 하동군 금성과 금남면에는 발전소에 비 정규적으로 노동을 하면서 수산과 양식장 또 는 농사일을 하는 특이한 직업을 갖는 주민 들이 더러 있다. 

본지는 하동화력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점진 적으로 폐쇄되게 됐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하동군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주요 내 용으로 한 기획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래서 “이미 없애버린 일자리가 됐다”라고 지적하는 겁이다. 이 때문인지 “있는 일자리 라도 잘 지키자”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화동화력은 국가에너지 정책에 따라 이전(옮 김) 재편 계획을 끝냈다. 기왕에 결정된 사항 을 두고 더 이상 왈가왈부 해봐야 ‘버스 지나 고 손들기’와 다름없다.  

앞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경남도와 협력해서 갈 사만 일대 계획한 산업단지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더 절실해졌다. 이게 더 발전적 방안 이다. 갈산조선산단 조성을 새롭게 시작하도 록 하고, 사실상 조성이 끝난 대송산단에 입 주업체 유치를 위해 진력해야 한다. 대송산단 의 기회발전특구 확대 추진에 성과를 기대하 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