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천 재해복구 공사 완료?… 배수불량 내수 차올라 피해 더 심해져

신대마을 가로꽃밭 인근 배수 안 돼 여름철 주택과 농경지 침수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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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천 재해복구 공사 완료?… 배수불량 내수 차올라 피해 더 심해져   

신대마을 가로꽃밭 인근 배수 안 돼 여름철 주택과 농경지 침수 되풀이 

악양천 공사만 하면 무엇하나 내수 배출 안 되면 재해는 되풀이되는데

주민들 “올여름 집중호우 내리면 또 피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주민들 “본질적인 문제 해소 않고 악양천만 공사하면 무엇하나?” 


하동군이 지난해 하반기까지 200억 원 이상의 사업비 를 들여서 악양천 재해복구사업을 추진했다. 해마다 집 중호우 철이 되면 악양면 무딤이들에 물난리가 되풀이 되던 것을 예방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하천 둑이 새롭게 보강되거나 만들어졌으며, 둑방길 정 비 사업도 마무리됐다. 둑방길 양측에는 꽃과 나무도 심었다. 재난 예방뿐 아니라 주변 경관까지 정비를 마 쳤다. 

하지만 악양면 골짜기 곳곳에서 발생한 빗물을 악양 천 안으로 모으는 작은 도랑물 배수시설이 정비되지 않아서 근원적인 재난 대응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 오고 있다. 

다시 말하면 악양천 본류는 말끔히 정비가 됐지만, 악 양면 골짜기를 둘러싸고 있는 곳곳에서 모아지는 물 들이 악양천 안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지 못하 고 바닥에 고이는 지점이 더러 있다. 이러다 보니 적은 양의 집중호우에도 내수가 차올라 배수 시간이 길어지 고 있다. 

나아가 지대가 낮은 일부 주택과 농경지에는 해마다 물 난리가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악양면 신대리 일대는 뒷산에서 밀려 내려오는 물이 제때 하천으로 유입되지 못해 물난리가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심한 집중호우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악양동로 205번지 일대’에 빗물이 차올라 반나절 이상 물이 머물 러 있었다. 주택가로 물이 덮친 것은 물론 이 일대 농경 지가 저수지처럼 변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여름철만 되면 봄부터 가꾼 농작물이 물러 빠지기가 일쑤다. 감나무들도 물이 한번 들어차고 나면 열매가 떨어져 농사를 망치는 해가 다반사다. 

이 일대에서 모여드는 물을 관로(작은 물도랑)을 통해 악양천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물도량이 좁아서 제때 소 화를 해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물도랑에 지푸라기와 낙엽 등이 쌓이고 메워져 있어서 물이 도로 위로 역류 하거나 바닥에 고여있기 일쑤다. 

집중호우로 인한 빗물은 일순간 머물렀다가 짧은 시간 안에 빠져나가면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밭작물은 물론 감나무와 과 수목 등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본지가 현지를 찾아 산자락에서 모여드는 물도랑의 집 수정을 살펴보았더니 상당수가 낙엽과 쓰레기 등으로 메어져 있었다. 그리고 배수관의 규격이 지름 1미터 정 도에 불과해서 모여드는 빗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 지점으로 빗물이 몰려드는 신대리 일대 산자락과 경 사지 면적이 줄잡아 10만 평을 넘어 보였다. 그렇다면 이 구역으로 모아졌다 빠져나가는 유수량도 엄청난 양 일 것이다. 정확한 유수량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에 더하여 구간 구간 배수로가 막혀 있으니, 빗물 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마 을 주민들은 이 같은 실태를 하동군에 여러 차례 알렸 지만, 농정과 재난 부서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 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집중호우 때 주택 마당에 물이 차 피해를 입었 다는 이 마을에 사는 A씨는 “악양천 하천정비 재해복 구 사업을 한다고 소문은 무성했지만, 정작 동네 빗물 이 흘러드는  작은 수로가 막혀 물이 하천쪽으로 제대로 흘러들지 못하고 있다”며 “제발 제방둑을 고쳤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현장을 점검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해서 기본적인 원인에 대해 손을 봐주어야 한다” 고 주문했다. 

악양면에는 이처럼 산자락에서 악양천으로 흘러드는 작은 개천이 수십 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배수 시설 들이 대부분 시간당 최고 강우량 30mm에서 50mm를 기준으로 설치된 것들 이어서 요즘 같은 폭우에는 대응 할 수 없는 상태다. 

요즘 이상 기후로 인해 시간당 강우량이 평균 70mm에 서 100mm를 넘는 경우가 잦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현 상태에서 막힌 물도랑을 뚫고 또 부분적으로 정비한다 고 하더라도 재난을 피할 길이 없다. 

다시 정리하면, 현재 설치된 물도랑(배수구)을 아무리 정비한다고 하더라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 이다. 따라서 악양면 전역을 대상으로 물도랑 전수조사 를 실시해서 구역별로 빗물 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배 수로 정비사업을 해야 한다고 재난 전문가들은 지적 한다. 

고장이 났거나 파손된 집수정, 또는 관로는 당연히 보 수해야 하겠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해서 유수량을 감당할 수 없는 배수로는 규격을 키워서 물 빠짐이 빠 르도록 개선해야 한다.   

이런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악양천 재해복구사업을 추진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효과는 기대했던 만큼 거둘 수 없으므로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악양천 일대 주민들은 무딤이 들판을 둘러싸고 악양천 으로 모여드는 엄청난 빗물 양을 감안해 강우량 단계 별로 재난 대응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악양면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농경지는 무딤이 들판뿐 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들판을 둘러싸고 있는 산록에 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의 총량은 상상을 초월하므로 다 시 정확한 유수량을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와 최 소 강우량을 전제로 단계별 강우량에 따른 재난 대응책 을 마련해야 한다. 

배수로가 왜 막히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을 어떻게 체 계적으로 관리할 건지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정비해야 한다. 곧 여름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엘리뇨 현상 까지 발생했다는 장기 기상예보도 나왔다. 철저하게 대 비하는 만큼 재난은 줄일 수 있다. 자연이 인간을 시험 대에 올리기 이전에 인간이 먼저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경고인지 모른다. 

이런 문제는 악양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하동 군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큰 산을 끼고 있으며, 집중 호우가 내리면 거의 한쪽 방향으로 물이 모여드는 하동 군의 지형 특성상 더 면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점점 더 심해지는 기상이변에 얼마나 신속하게 효과적 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재난 당국이 재해를 직접 당하고 있는 주 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다.  

/김회경 편집국장